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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쉰들러 리스트 | 실화와 다른 점, 실제로 있었던 장면

by 웃음꽃희희낙낙 2026. 9. 29.

전쟁 이후의 쉰들러, 그리고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

전쟁이 끝났을 때 쉰들러에게는 남은 재산이 거의 없었습니다. 수용소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고 노동자들을 먹이는 데 재산을 모두 써버렸기 때문입니다. 이후 아르헨티나에서 시작한 농장과 독일에서 벌인 사업이 연이어 실패했고, 말년에는 그가 구한 생존자들의 후원으로 생활했습니다. 1974년 세상을 떠난 그는 유언에 따라 예루살렘 시온산에 묻혔고, 이스라엘로부터 유대인을 구한 비유대인에게 주는 '열방의 의인' 칭호를 받았습니다.

이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한 생존자의 끈질긴 노력 덕분입니다. 쉰들러 덕분에 살아남은 레오폴드 페퍼버그는 미국에서 가방 가게를 운영하다가, 손님으로 들른 호주 작가 토머스 케닐리를 설득해 소설 『쉰들러의 방주』를 쓰게 했습니다. 스필버그는 1982년 판권을 사들이고도 "아직 이 이야기를 감당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10년 가까이 연출을 미뤘습니다. 완성한 뒤에는 이 영화로 돈을 벌 수 없다며 연출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화는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7개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영화와 실화,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달랐을까

영화는 실화에 상당히 충실한 편이지만, 극적 효과를 위해 바뀐 부분도 있습니다.
먼저 명단 작성 장면입니다. 쉰들러와 회계사 이자크 슈테른이 밤새 타자기 앞에서 이름을 불러 나가는 장면은 영화의 명장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사람이 명단 작성에 관여했습니다. 슈테른 역시 여러 실존 인물의 모습을 합쳐 만든 캐릭터에 가깝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다음은 아내 에밀리에 쉰들러입니다. 영화에서는 비중이 작지만, 실제로 그녀는 브륀리츠 공장에서 병든 노동자들을 간호하고 식량과 약을 구하러 다녔습니다. 1945년 초 다른 수용소에서 화물칸에 갇힌 채 방치된 유대인들이 공장에 도착했을 때, 그들을 돌보는 데에도 앞장섰습니다.
반대로 실제였던 장면도 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유대인들이 금니를 녹여 만든 반지를 쉰들러에게 건네는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반지에 새겨진 탈무드 구절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은 세상 전체를 구하는 것이다" 역시 실제 이야기입니다. 잔혹한 수용소장 아몬 괴트도 실존 인물로, 전쟁 후 폴란드에서  재판을 받고 교수형에 처해졌습니다.

 

영웅과는 거리가 멀었던 남자, 오스카 쉰들러

오스카 쉰들러는 1908년 지금의 체코 모라비아 지역에서 태어난 독일계 사업가입니다. 그는 나치당원이었고, 1939년 독일이 폴란드를 점령하자 크라쿠프로 건너가 유대인에게서 몰수된 법랑 공장을 인수했습니다. 임금을 거의 주지 않아도 되는 유대인 노동자를 고용해 큰돈을 벌었고, 나치 장교들에게 술과 뇌물을 제공하며 인맥을 쌓았습니다. 한마디로 전쟁을 기회 삼아 돈을 번 기회주의자였습니다.
그런 그가 변한 계기는 1943년 크라쿠프 게토 청산이었습니다. 무장한 친위대가 유대인들을 무차별로 끌어내고 학살하는 장면을 목격한 뒤, 그의 공장은 점점 '돈을 버는 곳'에서 '사람을 숨기는 곳'으로 바뀌어 갑니다. 1944년 플라쇼프 수용소가 해체되고 유대인들이 아우슈비츠로 보내질 위기에 놓이자, 쉰들러는 공장을 체코 브륀리츠로 옮기겠다며 데려갈 노동자 명단을 만듭니다. 이것이 바로 '쉰들러 리스트'입니다. 이 명단에 오른 약 1,100명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살아남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쉰들러 리스트〉가 오랫동안 명작으로 꼽히는 이유는 완벽한 영웅이 아니라 욕심 많고 흠 많은 한 사람이 결정적인 순간에 옳은 선택을 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흑백 화면 속에서 유일하게 색을 입은 빨간 코트의 소녀는, 수많은 희생자가 숫자가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이었음을 조용히 일깨웁니다. 또 하나 생각하게 된 것은 영화 마지막, 실제 생존자들이 자신을 연기한 배우들과 함께 쉰들러의 무덤에 작은 돌을 올려놓는 컬러 장면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오랜 여운을 남깁니다. 실화를 알고 다시 보면 장면 하나하나가 훨씬 무겁게 다가오는 영화입니다.

★★★★★ (5/5)
추천 대상: 실화 영화와 역사 영화를 좋아하는 분, 인간의 선택과 양심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은 분